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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 꿈꾸기/추억산행기

백운산 종주(080606)

꿈한량 2012. 2. 25. 08:21

 

 

제목 : 백운산 종주  + β      
   
산행일 : 2008년 6월 6일 05:30~18:50   
      
산행인 : 나홀로(미친놈)   
      

산행과정 :  

 

05:30   집 출발 산행 시작(늦었다. 중도하차 허것는디...)  

 

06:20   한량봉(덥것다. 욕좀 보것는디...)   

 

07:15   비봉산(땀으로 이슬로 완전 젖는구만…)  

 

08:40   계족산(가을같은 날씨다. 진도는 잘 나간다)  

 

09:50   깃대봉(넘다 빠르다. 시야는 별로다)   

 

11:40   형제봉(감속이다. 절대 오버 하지 말자! 길이 또 헷갈린다)

   

12:10   중식 후 출발(햇볕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13:10   도솔봉(세번 속고나니 정상이다)   

 

14:00   따리봉(미친놈 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15:30   상봉(표지석이 너무 반갑다. 한계에 도달했고 입의 단내가 쉰내로 바뀐다)   

 

17:30   억불봉(이제는 다왔다. 다시는 이런 짓 영원히 안헐거라 다짐 한다)   

 

18:50   제철수련원 헬기장 산행종료(디져불것다. 그러나 울고 싶도록 기분 좋다)   

 

 

 

날이 볼쎄 새었는디 모닝콜이 울리지 않았다. 닝기리 벌써 4시 50분 이다. 벌떡 일어나 씻고 싸고  두 숟꾸락 물에 말아   
목구넝에 퍼 넣고 배낭 매니 5시 30분! 벌써 1시간 까묵었다. 오늘도 실패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마을을 통과하는 동안 논밭에 일 나가는 할매 할배님들께서 요상헌 눈빛으로 날 쳐다 보며 뭐라 중얼 거린다(안들어도   
뻔 허다). 한량봉 초입 길이 비와 잡초로 희미 하다. 컨디션은 상당히 좋은편이나 절대 초장에 무리하지 않으려는 산행   
원칙이다. 이른 시각이나 후덥지근허니 상당히 덥다. 오늘 푹푹 삶는 주기주는 날이 될 것 같아 엄청 불안하다.   
대가리서 부터 술국에 젖어 흘러 내리고 신발 다리는 이슬에 흠뻑 젖어 쓰잘데 없이 무게만 늘어난다.   
      
한량봉에 오르니 해는 중천에 떠 있는 듯한데 봉강 저수지 물 속에 해가 하나 더 있다. 가벼운 차림으로 복장 바꾸고 비   
봉산으로 향한다. 금오산 망운산도 흐릿하고 상봉 억불봉도 선명치 않다. 벌써 녹음이 우거져 조망이 많이 가려진다.   
뵈기지 않으니 안보고 계속 고다.    
      
계족산에 도착되니 신발과 바지가 완전히 젖는다. 한량봉 보다 더 이른 시각이라 여겨지고 살짝 추울라 그란다. 요정도  
날씨가 최상의 산행 조건 아닐런지? 한시간 정도 늦게 출발헌거 만회 할 요량으로 속도를 내는디 진도 잘 나가고 몸 상   
태도 만족스럽다. 산행 시작부터 깃대봉까지 30분~1시간 단축했다. 양말 갈아 신고 간식 묵고 억불봉까지 라고 다짐하   
며 매번 여기서 오버해서 산행을 그르친 형제봉까지를 천천히 페이스 조절하며 체력 비축하여 막판에 써야한다고 혼자  
중엉거리며 감속 운행이다. 전체적으로는 유턴 코스지만 부분적으로는 180도로 몇번 꺾다보니 정 반대로 가는 것같은   
느낌이다. 여러번 왔다갔다 했어도 여기는 여전히 헷갈려!   
      
오전중에 형제봉 도착이다. 꼭대기 햇볕 잘 드는 곳에 양말 벗어 말리고 중식이다. 엄청 맛나고 아직 쌩쌩허고 도솔, 따   
리, 상봉, 억불봉이 금방이라도 발 아래 놓일 듯 한 느낌이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간다. 4전5기 성공! 기분   
업 되어 힘차게 출발이다.   
      
배가 든든해서 그런지 진도 잘 나간다. 벌써 앞에 도솔봉이 보인다. 너무 빨리 왔다고 생각하며 후다닥 올라오나 정상이 
아니다. 앞에 봉우리가 하나 더 있다. 그러면 그렇지 하면서도 3Km나 되는디를 열띰히 오르고 빨리 왔다고 기분이 좋을  
라 그란디 또 아니다. 앞에 도솔봉이 "약오르지롱" 하면서 백운산의 이름 있는 봉우리인디 니같은 쬐끄만 허고 어리버   
리 헌 놈한테 그리 쉽게 허락을 헌다냐며 놀리고 있는 것 같다. 정상에 오르고나니 힘도 들고 부애도 난다.    
      
분풀이 요량으로 따리봉을 쎄리볿고 왱 가본다. 오르막을 헥헥 거리면서도 부지런히 오르니 50분만에 따리봉 통과된다. 
그런데 오버 헌 것인가? 이제 서서히 미친 짓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헌다. 그리고 이제는 땡볕.  싫다! 그늘로 기 들어가
맥주 나발 불고 쏘세지 바닥 내고 남은 마지막 비상식량은 사탕과 쐬주가 전부다.    
      
한재까지는 금방 내려와서 인자는 죽었다 생각하고 조망이고 나발이고 다 필요 없고 아예 대가리 처박고 무작정 고다.   
진헌 술국이 뜨겁게 흘러 내리고 반대 방향의 산행인들 반갑다 인사를 건네지만 대꾸도 없이 그저 앞으로 전진 헐 뿐이  
다. 죽었다 싶으니 상봉이다. 월매나 기쁘던지 상봉 표지석을 붙들고 한참을 있다가 지리산을 조망허나 뿌옇게 흐려서   
선명치 않다. 양말 바꿔 신고 호흡 가다듬고 일어나 출발 하는데 중심이 잡히질 않고 다리가 뻐뻣해지고 고개도 뻐끈하
지만 억불봉을 기언치 가야 헌다고 다짐을 허는디 입에선 쉰내가 나고 발바닥은 불 나고 허리도 뻐끈허니 통 디져불것   
다. 미친놈이 미쳐도 보통 미친게 아녀! 요런 미친 짓을 뭘라고 헌다냐!!!   
      
억불평전 삼거리 얼마 남지 않아 앞에 수택이가 나타난다. 엄청 반갑다. 멀쩡허게 보인다 그란디 그리 뵈길 뿐이라니까 
무리하지 말라 그라는디 오늘 억불봉은 의미 있는 것이라 주장하며 미리 유혹을 차단한다. 시원헌 그늘서 수택이가 준   
비해 온 캔맥주 들이 붓고 충분히 쉬고나니 인자 좀 살것 같다.    
      
출발 할려고 일어서는디 처음에는 나도 모르게 다리가 절뚝거려지더니만 조금 걸으니 그런대로 걸을만 하다. 억불봉에
오르니 4번 실패 후 5번째 도전만에 드뎌 백운산 종주 + α + β + γ 완성이다. 만세를 부리는디 목소리에 맥아리가 없다.   
다행이 비상약 쐬주 나발 불어 육체도 정신도 마비시켜 뭐가뭔지 모르는 어리버리 상태로 만들지 않고 완성했다. 수택   
이 안오고 맥주 없었으면 최소한 억불봉에서 비상약을 썻을거라 생각된다. 여기서 끝이다. 인자는 집에만 가면 된다.    
온 몸이 아프지만 속으로는 엄청 기분 좋고 막 자랑하고 싶고 매번 같이 실패 헌 돈천이 친구가 부러워 하는 모습이 눈   
앞에 떠올려진다.    
      
노랭이봉 능선으로 내려와 제철수련원 헬기장에서 산행을 종료하고 도로가 꼬랑으로 들어가 시원허니 깨끗이 싯고 옷   
갈아 입고 이삐게 해서 순천으로 달려와 승식, 상재, 동신이랑 저녁 묵으면서 맥주 쐬주 홉박 퍼 묵어 살짝 어리버리 되   
니까 세상이 전부다 나것 같고 마냥 즐겁고 행복하다. 당구 치고 2차로 생맥주 한사발 더 푸고 연설허다 보니 벌써 새복
1시가 넘어가고 헤어져 집에 와 누으니 나도 모르게 금방 저세상으로 가분다.   
    
이틀이 지난 지금도 온 삭신 머리털 끝에서부터 새끼 발꾸락 발톱까지 안아픈디 없이 싹다 아프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   
지만 대그빡이 편안함은 만족에서 느끼는 행복 이려나??? 옳다고 믿는 일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다면 비록 그 과정이
많이 힘들었다 해도  기쁨이요 환희요 진정한 행복이 아닐런지? ??  ???   ????    ?????     ??????   
그러나 요번 코스는 산꾼들에게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알 필요도 없고 알아 주지도 않은 사람 잡는 코스로 미친놈이 헐
짓이 없는께 미친 짓 허는 것이다. 한번 미친 것으로 만족하고 앞으론 절대로 안갈거다. 이제는 정상인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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