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량이 세상살이
백운산 종주(080606) 본문
제목 : 백운산 종주 + β |
산행일 : 2008년 6월 6일 05:30~18:50 |
산행인 : 나홀로(미친놈) |
산행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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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집 출발 산행 시작(늦었다. 중도하차 허것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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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한량봉(덥것다. 욕좀 보것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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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5 비봉산(땀으로 이슬로 완전 젖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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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40 계족산(가을같은 날씨다. 진도는 잘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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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50 깃대봉(넘다 빠르다. 시야는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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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0 형제봉(감속이다. 절대 오버 하지 말자! 길이 또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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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 중식 후 출발(햇볕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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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 도솔봉(세번 속고나니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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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 따리봉(미친놈 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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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0 상봉(표지석이 너무 반갑다. 한계에 도달했고 입의 단내가 쉰내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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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0 억불봉(이제는 다왔다. 다시는 이런 짓 영원히 안헐거라 다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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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0 제철수련원 헬기장 산행종료(디져불것다. 그러나 울고 싶도록 기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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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볼쎄 새었는디 모닝콜이 울리지 않았다. 닝기리 벌써 4시 50분 이다. 벌떡 일어나 씻고 싸고 두 숟꾸락 물에 말아 |
목구넝에 퍼 넣고 배낭 매니 5시 30분! 벌써 1시간 까묵었다. 오늘도 실패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
마을을 통과하는 동안 논밭에 일 나가는 할매 할배님들께서 요상헌 눈빛으로 날 쳐다 보며 뭐라 중얼 거린다(안들어도 |
뻔 허다). 한량봉 초입 길이 비와 잡초로 희미 하다. 컨디션은 상당히 좋은편이나 절대 초장에 무리하지 않으려는 산행 |
원칙이다. 이른 시각이나 후덥지근허니 상당히 덥다. 오늘 푹푹 삶는 주기주는 날이 될 것 같아 엄청 불안하다. |
대가리서 부터 술국에 젖어 흘러 내리고 신발 다리는 이슬에 흠뻑 젖어 쓰잘데 없이 무게만 늘어난다. |
한량봉에 오르니 해는 중천에 떠 있는 듯한데 봉강 저수지 물 속에 해가 하나 더 있다. 가벼운 차림으로 복장 바꾸고 비 |
봉산으로 향한다. 금오산 망운산도 흐릿하고 상봉 억불봉도 선명치 않다. 벌써 녹음이 우거져 조망이 많이 가려진다. |
뵈기지 않으니 안보고 계속 고다. |
계족산에 도착되니 신발과 바지가 완전히 젖는다. 한량봉 보다 더 이른 시각이라 여겨지고 살짝 추울라 그란다. 요정도 |
날씨가 최상의 산행 조건 아닐런지? 한시간 정도 늦게 출발헌거 만회 할 요량으로 속도를 내는디 진도 잘 나가고 몸 상 |
태도 만족스럽다. 산행 시작부터 깃대봉까지 30분~1시간 단축했다. 양말 갈아 신고 간식 묵고 억불봉까지 라고 다짐하 |
며 매번 여기서 오버해서 산행을 그르친 형제봉까지를 천천히 페이스 조절하며 체력 비축하여 막판에 써야한다고 혼자 |
중엉거리며 감속 운행이다. 전체적으로는 유턴 코스지만 부분적으로는 180도로 몇번 꺾다보니 정 반대로 가는 것같은 |
느낌이다. 여러번 왔다갔다 했어도 여기는 여전히 헷갈려! |
오전중에 형제봉 도착이다. 꼭대기 햇볕 잘 드는 곳에 양말 벗어 말리고 중식이다. 엄청 맛나고 아직 쌩쌩허고 도솔, 따 |
리, 상봉, 억불봉이 금방이라도 발 아래 놓일 듯 한 느낌이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간다. 4전5기 성공! 기분 |
업 되어 힘차게 출발이다. |
배가 든든해서 그런지 진도 잘 나간다. 벌써 앞에 도솔봉이 보인다. 너무 빨리 왔다고 생각하며 후다닥 올라오나 정상이 |
아니다. 앞에 봉우리가 하나 더 있다. 그러면 그렇지 하면서도 3Km나 되는디를 열띰히 오르고 빨리 왔다고 기분이 좋을 |
라 그란디 또 아니다. 앞에 도솔봉이 "약오르지롱" 하면서 백운산의 이름 있는 봉우리인디 니같은 쬐끄만 허고 어리버 |
리 헌 놈한테 그리 쉽게 허락을 헌다냐며 놀리고 있는 것 같다. 정상에 오르고나니 힘도 들고 부애도 난다. |
분풀이 요량으로 따리봉을 쎄리볿고 왱 가본다. 오르막을 헥헥 거리면서도 부지런히 오르니 50분만에 따리봉 통과된다. |
그런데 오버 헌 것인가? 이제 서서히 미친 짓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헌다. 그리고 이제는 땡볕. 싫다! 그늘로 기 들어가 |
맥주 나발 불고 쏘세지 바닥 내고 남은 마지막 비상식량은 사탕과 쐬주가 전부다. |
한재까지는 금방 내려와서 인자는 죽었다 생각하고 조망이고 나발이고 다 필요 없고 아예 대가리 처박고 무작정 고다. |
진헌 술국이 뜨겁게 흘러 내리고 반대 방향의 산행인들 반갑다 인사를 건네지만 대꾸도 없이 그저 앞으로 전진 헐 뿐이 |
다. 죽었다 싶으니 상봉이다. 월매나 기쁘던지 상봉 표지석을 붙들고 한참을 있다가 지리산을 조망허나 뿌옇게 흐려서 |
선명치 않다. 양말 바꿔 신고 호흡 가다듬고 일어나 출발 하는데 중심이 잡히질 않고 다리가 뻐뻣해지고 고개도 뻐끈하 |
지만 억불봉을 기언치 가야 헌다고 다짐을 허는디 입에선 쉰내가 나고 발바닥은 불 나고 허리도 뻐끈허니 통 디져불것 |
다. 미친놈이 미쳐도 보통 미친게 아녀! 요런 미친 짓을 뭘라고 헌다냐!!! |
억불평전 삼거리 얼마 남지 않아 앞에 수택이가 나타난다. 엄청 반갑다. 멀쩡허게 보인다 그란디 그리 뵈길 뿐이라니까 |
무리하지 말라 그라는디 오늘 억불봉은 의미 있는 것이라 주장하며 미리 유혹을 차단한다. 시원헌 그늘서 수택이가 준 |
비해 온 캔맥주 들이 붓고 충분히 쉬고나니 인자 좀 살것 같다. |
출발 할려고 일어서는디 처음에는 나도 모르게 다리가 절뚝거려지더니만 조금 걸으니 그런대로 걸을만 하다. 억불봉에 |
오르니 4번 실패 후 5번째 도전만에 드뎌 백운산 종주 + α + β + γ 완성이다. 만세를 부리는디 목소리에 맥아리가 없다. |
다행이 비상약 쐬주 나발 불어 육체도 정신도 마비시켜 뭐가뭔지 모르는 어리버리 상태로 만들지 않고 완성했다. 수택 |
이 안오고 맥주 없었으면 최소한 억불봉에서 비상약을 썻을거라 생각된다. 여기서 끝이다. 인자는 집에만 가면 된다. |
온 몸이 아프지만 속으로는 엄청 기분 좋고 막 자랑하고 싶고 매번 같이 실패 헌 돈천이 친구가 부러워 하는 모습이 눈 |
앞에 떠올려진다. |
노랭이봉 능선으로 내려와 제철수련원 헬기장에서 산행을 종료하고 도로가 꼬랑으로 들어가 시원허니 깨끗이 싯고 옷 |
갈아 입고 이삐게 해서 순천으로 달려와 승식, 상재, 동신이랑 저녁 묵으면서 맥주 쐬주 홉박 퍼 묵어 살짝 어리버리 되 |
니까 세상이 전부다 나것 같고 마냥 즐겁고 행복하다. 당구 치고 2차로 생맥주 한사발 더 푸고 연설허다 보니 벌써 새복 |
1시가 넘어가고 헤어져 집에 와 누으니 나도 모르게 금방 저세상으로 가분다. |
이틀이 지난 지금도 온 삭신 머리털 끝에서부터 새끼 발꾸락 발톱까지 안아픈디 없이 싹다 아프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 |
지만 대그빡이 편안함은 만족에서 느끼는 행복 이려나??? 옳다고 믿는 일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다면 비록 그 과정이 |
많이 힘들었다 해도 기쁨이요 환희요 진정한 행복이 아닐런지? ?? ??? ???? ????? ?????? |
그러나 요번 코스는 산꾼들에게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알 필요도 없고 알아 주지도 않은 사람 잡는 코스로 미친놈이 헐 |
짓이 없는께 미친 짓 허는 것이다. 한번 미친 것으로 만족하고 앞으론 절대로 안갈거다. 이제는 정상인으로 돌아가자! |
- 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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